인터넷 공간에 남겨진 내 흔적들

직장인 김모(27)양은 맞선 자리에서 상대방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음식취미종교최근에 본 영화까지 알고 있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페이스북(Facebook)과 트위터(Twitter)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가 대중화되면서 개인의 일상 생활 하나 하나가 기록되는 디지털 풋프린팅’ 시대의 빛과 그림자입니다.

 

나보다 더 나를 아는 사람들

스마트폰 확산은 디지털 풋프린팅을 급속히 확산시키고 있습니다언제 어디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Blog), 카페(Cafe) 등 사이버 공간에 글과 사진을 남기면서 개인의 일상사는 그대로 기록되고 있습니다페이스북 등에는 개인이 직접 밝힌 출신학교와 전현직 직장 정보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인맥 정보도 기본으로 알수 있습니다이용자가 자신의 기본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비공개로 설정하지 않는 이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카페블로그에 남긴 글도 포털의 검색 대상 중에 하나입니다.

 

자신의 정보 공개를 꺼리는 이용자들도 예외는 아닙니다데이터 분석 전문가는 인터넷 이용자라면 누구나 의도치 않게 공개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아이디메일 등 단서만 포착된다면 이곳 저곳 비공개 사이트에 감춰진 그 사람의 관심사성격취미정치적 성향 등을 손 쉽게 추적할 수 있습니다.” 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S, MicroSoft)등 독점적 IT 기업들의 빅브라더(Big Brother)’가 우려되었다면 지금은 누구든지 빅브라더가 될 수 있습니다인터넷에서 신상털기와 사이버 스토커등 부작용은 이미 속출한 지 오래이며과거 해커들에게 돈되는 정보가 주로 주민번호전화번호주소이메일아이디 등이었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대로 그 사람의 인맥성격취향 등 돈 되는 정보가 더욱 구체화 되었습니다블 특정 다수를 겨냥한 스팸피싱이 아닌 특정 개인을 겨냥한 이른바 개인 맞춤형 타깃 공격의 등장은 더 이상 소설속 얘기가 아닙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정보 수집 프로그램 프리즘(PRISM)’

프리즘(PRISM)은 미국 국가안보국에서 사용하는 비밀 개인정보 수집 시스템을 말합니다이를 통해서 세계 일반인 통화 기록은 물론 인터넷 사용 정보 등 개인 정보를 무작위로 수집저장분석해 왔습니다정보 수집이 가능했던 것은 인터넷 데이터망이 대개 미국을 경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과거 도청 기술과 달리 실시간으로 정보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한달에 5억건에 달하는 이메일전화기록단문메시지서비스(SMS)를 수집저장해 두고 분석하였다고 합니다.

 

프르즘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 유투브(Youtube), 애플(Apple) 등 세계적인 IT 회사의 중앙서버에 접속해 개인 사용자의 이메일채팅인터넷 검색 내용영화오디오사진 등 모든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프리즘 시스템을 통해 한 가지 분명해진 것은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우리의 미래를 대단히 훌륭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조직은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이런 점에서 빅데이터는 인류에게 큰 기회인 동시에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사례

카카오톡으로 밝혀진 살인사건으로 이란 제목으로 신문의 사회면에 보도된 적이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50대 여성 살해사건에서 가해자인 남편의 내연녀가 이 사건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서 카카오톡이 주요 증거로 제시된 것입니다.

 

사용자들끼리 대화를 주고받는 것은 사용자 디바이스에 저장 되면서 송수신되는 구조가 아닙니다카카오 서버에 저장되며서버에 접근할 권한을 가진 당사자들에게만 해당 메시지를 보여주게 됩니다이번 사건으로 인해 카카오톡이 빅브라더가 되려고 한다는 오해가 발생하기도 했으나대화 보관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이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페이스북 사례

페이스북이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까지 추적하는 새로운 데이터 수집 기술을 적용했습니다보다 효율적인 광고 상품을 만들려는 포석으로 판단됩니다수집하는 데이터 종류가 지나치게 세밀하고 광범위해 일부에서는 스토킹’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마우스 커서가 사이트에서 어디 주변을 주로 움직였는지 경로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커서 움직임은 물론 아무 클릭을 하지 않았더라도 어떤 콘텐츠에 오래 시선이 머물렀는지도 파악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변화는 그동안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 종류나 방문한 페이지 목록 정도였던 기존 수집 범위보다 훨씬 세밀하고 광범위해졌다는게 특징입니다페이스북이 초기에 수집한 데이터는 사용자의 거주지나 졸업한 학교 등 주로 인구 통계학 분야에 치우쳤습니다이후 페이스북은 친구 목록과 좋아요’ 통계등 행동심리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타깃 광고와 보다 밀접한 데이터는 행동심리 분야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의 데이터 수집 확대는 온라인 마케팅 기업 셔터스톡을 벤치마킹했다고 알려졌습니다셔터스톡은 사용자가 사이트 내에서 하는 모든 행동 데이터를 기록하고 수집할 수 있습니다오픈소스 기반의 하둡 시스템을 사용하며사용자가 구매 직전 마우스 커서를 올려놓는 위치등을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페이스북 역시 하둡 시스템을 사용하는 주요기업 중에 하나입니다타임은 페이스북의 새 조치와 관련 이보다 더 오싹할 순 없다” 며 이는 페이스북 활동에 부담감을 줘 10대뿐 아니라 전 연령대의 이탈 현상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글 사례

구글이 서비스 이용자에게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있습니다이메일동영상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 안드로이드(Android), 스마트폰(SmartPhone) 등 자사의 60개 서비스의 사용자 정보를 하나로 통합 관리하여 사용자에게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여 편의를 높이겠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개인 정보가 집약될수록 정확성과 민감도가 높아져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점입니다최근 검색한 목록이나 방문처 정보 등이 취합되면 취미나 관심사는 물론 건강 상태나 정치 성향재정 상태등도 노출될 수 있습니다이럴 경우 구글 사용자들은 민감한 개인정보의 활용을 오로지 구글의 선의에 맡기게 되는 셈입니다.

 

잊혀질 권리” 화두로

특정 개인들의 사이버 발자취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개인정보는 그 만감성에도 불구하고 구제의 사각지대입니다현 정보보호 법규는 주민번호위치정보등 신상정보만 보호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 법제정비 연구포럼’ 에서도 잊혀질 권리가 화두로 제시되었습니다이미 유럽에서는 잊혀질 권리에 대한 법제화가 활발합니다인터넷 이용자가 개인정보에 대한 삭제를 요구할 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즉시 삭제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개인정보 보호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엄격합니다일본에서는 이름이나 주소와 달리 익명의 행동’ 정보는 원칙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 대상이 아닙니다미국은 더 자유롭습니다기본적으로 고객이 보호를 요청하지 않는 정보는 법으로 보호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개인이 허락하지 않는 한특별한 경우 (공공 이익신변 위험 등)를 제외하고는 개인 정보 사용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하지만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규제는 빅데이터 산업 발전에는 큰 장애물이기도 합니다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개인정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습니다사물정보(버스 위치 정보 등)에 대한 이용에는 허가나 신고를 면제하고 개인정보에 대해서도 공유할 수 있는 기준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개인정보 공유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법적 제도적 어려움도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점도 있습니다개별 자료로는 개인 식별이 안되어도 다양한 자료를 결합하면 개인이 누군지 판별이 될 수도 있습니다소득학력병력 등의 민감한 정보에 대해서는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경우 사회적 저항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사실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개인정보 공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일 옳습니다아무리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개인 식별 정보를 없앤다고 해도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손 쉽게 개인 정보를 찾아낼 가능성이 있습니다결국 개인 정보 공유의 기준 설정은 프라이버시와 효율이라는 대립되는 두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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